노화와 노쇠는 비슷한 것 같지만 엄밀히 말하면 같은 개념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인간의 경우 노화는 약 30세 무렵부터 스스로도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시작됩니다. 그런 노화의 결과물이 노쇠로 나타나게 됩니다. 노화는 시간이 흐름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이지만, 삶의 방식에 따라 속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제각각인 노화의 속도는 질병과 노쇠, 장애가 발생하는 속도와 정도에 있어서 유의미한 차이를 유발하게 됩니다. 따라서 숫자 나이보다는 신체의 기능, 질병과 노쇠의 정도가 실질적인 젊음을 유지하는 데 더욱 중요합니다.
사람은 젊었을 때에는 자신이 나이 든 모습을 상상하지도 못하고 생각하지도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흰 머리카락을 발견하거나 예전과 달리 체중 조절이 쉽게 되지 않는 등의 신체적인 변화를 알아차리고 자신이 나이가 들었음을 깨닫게 되고는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젊고 건강할 때 건강관리를 소흘히 하게 되기 십상입니다.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가면 만성질환, 기저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이러한 만성질환은 가족력이나 유전자, 주변 환경과도 물론 관계가 있겠지만, 생활습관병이라고도 할 정도로 개인의 식습관이나 활동량, 음주나 흡연 등의 기호품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만성질환은 어느 정도 자신의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노화가 많이 진행되어 나타나는 모습이 노쇠로, 걸음 속도가 느려지고 허리가 굽고 근력이 떨어지는 등의 모습이 노쇠입니다. 그 중에서도 근육의 양과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근감소증이라고 하는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질병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성장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노화가 시작되기 전에는 몸의 성장이나 생식 등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다가 노화가 시작되면 사용하는 에너지가 줄어들게 됩니다. 이렇게 기초대사량이 감소하는데 예전과 같은 식사를 유지하면 영양 과잉이 되기 쉽습니다. 이러한 에너지 과잉을 줄이면 노화가 지연되는 것을 많은 연구 결과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단식, 간헐적 단식, 금식 등이 에너지 공급량을 줄임으로서 오토파지(자가포식) 효과와 맞물려 만성염증을 개선하는 등 대사과정에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30~60세 사이 중장년기에 미리 준비하지 않고 과잉 에너지를 축적하고 나쁜 생활습관을 유지해서 복부 비만이 되면 인체는 그 상황에 적응하여 만성염증 상태에 빠지거나 몸의 대사 속도를 높여서 체중이 빨리 빠지게 만들려 합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근육은 더 빨리 감소되어 근감소증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노화와 관련해 활성산소에 대해서도 많은 오해가 있습니다. 활성산소는 세포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 작동 기전에 의한 결과로 체내에서 생성되기도 하는 것으로, 사람이 살아가면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이상 활성산소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 활성산소의 농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리면 세포에 유전자 손상이 생기고 주변에 여러 염증 물질을 분비하게 됩니다.
이런 연구결과 때문에 활성산소는 인체에 해가 되는 물질이며 없애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적정 수준에서 활성산소에 노출이 되는 것은 몸에 이로운 여러 작용을 합니다. 절식을 하거나 적정 수준의 운동을 하면 활성산소가 증가하지만, 문제가 생긴 세포 내의 소기관들을 청소하기도 하고(오토파지) 인슐린 저항성을 좋게 만들고 노화를 촉진시키는 경로들을 차단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운동이 건강에 좋다고 과하게 하면 도리어 노화가 촉진된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정석적인 방법보다 돈으로 빠르게 해결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각종 의약품과 건강보조제 등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실제 좋은 결과를 얻는 것도 있지만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일부 제품들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에 비해 소식과 적당한 양의 운동(신체 활동)은 가장 효과가 좋고 경제적인 항노화제입니다. No Pain, No 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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