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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토막 지식

장과 정신건강 – 마이크로바이옴

by 소심쫄보 2024.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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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에는 박테리아가 모인 거대한 규모의 미생물 군집이 있는데 이를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부릅니다. 이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만이 아니라 동물들의 장에도 존재하며 서로의 생존을 위해 상부상조하는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장은 박테리아에게 생존할 수 있는 장소와 영양소를 제공하고 박테리아는 인간(동물)이 자체적으로 할 수 없는 일을 대신 해 줍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다양한 종류의 박테리아로 구성되며 많게는 약 1000종에 이릅니다. 아직 장내에 서식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의 박테리아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은 바가 많지만 일반적으로 후벽균(Fermicutes)과 의간균(Bacteroides)라는 두 개의 그룹에 속합니다. 장내에 서식하는 박테리아는 크게 인간에게 유익한 유익균과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유해균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유익균과 유해균 사이의 균형이 깨지면 정신건강을 포함한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장내의 마이크로바이옴이 뇌와 정신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처음으로 주목하게 한 연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간기능 장애로 인해 헛소리 증상을 보이는 간성혼수 환자에게 항생제를 투여하자 망상 및 헛소리 증세가 사라졌다는 연구입니다. 간성혼수에 빠지면 유해균이 독소를 생성하는데 항생제 복용으로 장내 박테리아 무리에 변화가 생기자 정신 기능에도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그 외에도 조현병 환자의 장내 박테리아를 실험쥐에게 이식하자 그 쥐가 조현병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정신건강에 장내 박테리아가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체내 화학물질의 상당수를 박테리아가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장내 박테리아가 존재하지 않으면 도파민이나 세로토닌, 글루탐산염, 감마 아미노뷰티르산과 같이 인간의 기분과 기억, 주의력 등을 주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주요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에 타격을 입습니다. 정신과 질환의 상당수는 이러한 화학물질의 균형이 깨진 데서 기인하며 많은 정신과 약들은 화학물질의 수준을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체내에 꼭 필요한 화학물질의 생성에 박테리아가 관여하고 있다면,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는 화학물질 생성에 변화를 촉발시켜서 신체의 균형을 무너뜨리고 정신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마이크로바이옴을 형성하는 박테리아의 종류가 달라지면 뇌의 화학적 성격 역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장균이나 유산균, 연쇄상 구균 등 각종 박테리아의 비율과 기능에 변화가 생기면 그 결과 도파민 수준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병에 취약한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장내 박테리아의 비정상적인 조합은 아세틸콜린, 히스타민, 사이토카인 등의 수치를 높여서 뇌세포에 손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은 뇌유래 신경 영양인자와 같이 중요한 합성 물질의 생성에도 관여합니다. 뇌유래 신경 영양인자는 기존 신경 세포의 생존을 돕는 동시에 새로운 신경세포의 성장과 연결을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장벽과 그 보호 기능을 유지해서 장에만 머물러야 하는 물질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역할도 합니다. 박테리아는 신체의 염증 반응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세포 손상을 유발하는 산화 과정에 영향을 줍니다.

 

뇌와 장은 쌍방향으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장의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의 변화가 뇌에 영향을 미치듯이 심리적 스트레스 상황 역시 장의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심리적 스트레스 상황이 두 시간만 지속되어도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변하는 박테리아 중 하나가 유산균으로 보통 유산균은 당을 젖산으로 분해하고 유해균으로부터 장 점막을 보호하며 곰팡이균이 일으키는 감염을 막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유산균의 기능이 약해져서 장이 유해균에 노출됩니다. 또 뇌는 장의 수축과 같은 물리적 움직임에도 영향을 주며 점액이나 산 등 장 점막 구성 물질의 분비를 관장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울증이나 불안 등으로 뇌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장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 흡수되지 못하고 그로 인해 온몸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장과 뇌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다른 쪽에도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장이 소화 흡수하는 음식물은 체내에서 합성되는 각종 화학물질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바이옴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음식은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촉진하고 어떤 음식은 유해균의 성장을 촉진합니다. 따라서 음식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심신의 건강을 지킬 수도 있고 해칠 수도 있습니다. 각각의 증상마다 필요한 영양소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 음식을 섭취하고 어떤 음식을 피해야 하는지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음식은 약물보다 부작용이 적고 섭취도 수월하므로 자신에게 맞는 음식,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소를 파악해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건강관리법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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