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과 음식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지친 날, 달달한 게 먹고 싶다거나 매운 음식을 먹고 싶어지는 경험은 누구나 다 해봤을 것입니다. 사람에 따라 먹고 싶은 음식은 다를 수 있지만 감정적으로 지친 날 폭식을 하는 경우도 종종 생깁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음식으로 기분을 전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울증은 식욕에 다양한 영향을 미칩니다. 우울증으로 식욕이 감퇴해서 음식을 너무 안 먹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식욕이 왕성해져서 폭식과 과식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울증 환자들은 대부분 건강한 음식보다는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울증이 세로토닌과 같은 감정 통제와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납득이 갑니다. 이로 인해 당장 기분이 좋아질 정크푸드, 당분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 등을 닥치는 대로 먹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음식은 당장은 기분이 좀 나아질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봐서는 우울감을 더 악화시키고 우울증 재발 확률도 높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음식이 있는 반면, 우울증을 완화시키는 음식도 존재합니다. 우울한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과 일반인의 마이크로바이옴 구성은 다를 것이라는 가정 하에 실시한 동물 실험 결과. 뇌의 후각 중추를 제거한 쥐는 우울증에 걸린 것처럼 행동하는데 이때 장내 마이크로바이옴도 함께 변화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사람의 경우도 다르지 않아서, 우울장애를 앓는 환자는 우울장애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에게는 없는 장내 박테리아를 최소 50종 이상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또 더 나은 삶의 질을 예측하는 지표와 관련된 박테리아 종이 우울증 환자에게서 더 적게 나타난 반면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박테리아는 더 많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우울증과 염증 사이에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
그렇다면 반대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구성성분을 변화시킨다면 우울증이 호전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 섭취를 늘리는 게 좋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살아 있는 박테리아 상태로 섭취했을 때 가장 효과적입니다. 2017년 버지니아 대학교 의대에서 진행한 동물 실험에 따르면 유산균, 즉 주로 요거트에서 살아 있는 상태로 발견되는 단일 박테리아 종이 우울증에 걸린 쥐를 회복시켰다고 합니다. 이 박테리아는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의 주성분이기도 합니다.
프리바이오틱스는 기본적으로 유익균의 먹이입니다. 또 인간은 소화할 수 없지만 장내 박테리아는 소화할 수 있는 특정 섬유소이기도 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들을 위한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도 충분해야 합니다. 프로바이오틱스가 프리바이오틱스를 소화시켜서 만들어낸 물질은 장 염증을 줄이고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며 건강한 세포의 성장을 돕습니다.
또한 실험군 일부에게는 프로바이오틱스를, 나머지에게는 위약을 섭취하게 하고 실험 전후로 자신의 기분에 대한 설문지를 작성하게 했으며 주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 조사를 위해 피검사를 했습니다. 그 결과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 그룹은 위약을 섭취한 그룹에 비해 낮은 우울감을 보고했으며 코르티솔 수치도 낮았습니다. 이는 특정 장내 박테리아는 감마 아미노뷰타르산 같은 뇌내 화학물질 수치를 높임으로써 우울증 및 기타 정신질환이 빠르게 호전되기 때문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건강기능식품 형태로 섭취할 수도 있지만 음식을 통해 유익균의 양을 늘리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살아있는 유산균이 포함된 요거트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음식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당분이 첨가된 요거트는 피하는 게 좋습니다. 그 외에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음식으로는 발효식품인 김치, 독일의 양배추 발효 음식인 사우어크라푸트, 콤부차, 낫토, 체다, 모차렐라, 고다 등이 있습니다. 프리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음식으로는 콩, 귀리, 바나나, 베리류, 마늘, 양파, 아스파라거스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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