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식품과 영양소

트라우마를 심화시키는 음식 – 고지방식사 & 글루탐산염

by 소심쫄보 2024. 3. 10.
728x90

고지방식사

 

PTSD에 시달리는 뇌는 건강한 식사를 선택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섭취하면 즉각적으로 만족을 주는 음식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고지방 고열량의 음식은 염증반응을 악화시켜서 뇌 건강에 해롭습니다. 이럴 때 식단을 무리해서 한꺼번에 바꾸기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금단증상이 더해져서 상태가 더 악화될 위험도 있으므로 서서히 시간을 두고 식단을 바꿔가야 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고지방 식단의 지방은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등의 해로운 지방을 뜻하는 것이고 올리브유나 오메가3와 같은 몸에 유익한 지방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험쥐 한 집단에는 고지방식을 주고 다른 집단에는 저지방식을 준지 일주일만에 고지방식을 먹은 실험쥐는 불안감을 더 많이 보였으며 해마의 크기가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PTSD를 앓으면 뇌의 해마가 쪼그라든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으므로 고지방식을 섭취하면 PTSD의 증상을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쪼그라든 해마는 스트레스 호르몬과 뇌의 공포 반응을 효과적으로 감당하지 못합니다. 고지방식과 PTSD의 관계는 다른 동물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되었습니다.

 

인간 대상 연구에서는 PTSD가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쳐 폭식과 비만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실제로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미군 중 84%가 과체종이거나 비만 상태인데 이는 일반인에 비해 굉장히 높은 수치입니다. 2006년의 미국에서 경찰관들이 겪는 대사증후군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대사증후군은 혈압 및 혈당 상승, 허리 둘레 지방 증가, 비정상적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수치 및 비만 등을 수반함으로ㅆ 심장병, 뇌졸중, 2형 당뇨병 등의 발병 확률을 높입니다. 연구 결과 심각한 수준의 PTSD를 앓는 경찰관은 경미한 증상의 경찰관에 비해 대사증후군 발병 비율이 세 배나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다른 참전 용사에게서도 공통적으로 관찰되는 현상입니다. 이라크전에 참전했거나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한 미군의 뇌를 분석하면서 특히 뇌의 바깥쪽 피질의 두께가 PTSD 증상 및 대사증후군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데이터 검토 결과 대사증후군 환자의 뇌 피질 두께가 더 얇았으며 PTSD가 여기에 더 큰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 PTSD 환자는 대사증후군만이 아니라 더 빠른 뇌 노화의 위험까지 안고 있습니다. 고지방 식단은 단기적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는 있지만 결국은 건강을 더욱 악화시킬 뿐입니다.

 

글루탐산염

 

글루탐산염은 음식의 감칠맛이라고 알려진 독특한 맛을 내는 재료입니다. 감칠맛은 신맛, 단맛, 짠맛, 쓴맛과 더불어 우리 혀가 지각할 수 있는 다섯 번째 기본 맛입니다. 글루탐산염은 많은 음식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합니다. 그러나 요리에 감칠맛을 내기 위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MSG라 알려진 글루탐산나트륨을 첨가하는 것입니다.

 

MSG의 유해성과 관련해서 오랫동안 논쟁이 끊이지 않았지만 결국 MSG는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심지어 일부 연구에서는 MSG가 장의 소화 및 대사 작용을 촉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일반 성인 기준 MSG 10g 정도의 섭취는 글루탐산염 수치를 높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주 예민한 사람의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PTSD 환자들은 과도한 글루탐산염에 특히 취약해서 뇌의 염증 반응이 증가하고 뇌세포가 파괴되는 상황에 이를 수 있습니다. 글루탐산염은 흥분성 신경 전달 물질로 신경 세포에 전기 자극을 일으킵니다. 이런 전기 자그이 너무 과도하면 신경 세포간 연결에 교란이 생깁니다. 이런 교란 상태는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뇌 영역인 해마와 내측 전전두피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2019년 걸프전 참전 용사를 대상으로 글루탐산염이 PTSD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걸프전 참전 용사 중 PTSD 환자 절반에게는 글루탐산염이 적게 포함된 식사를 제공하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일반식을 제공했습니다. 그 결과 글루탐산염이 적은 식단이 불안감과 PTSD 증상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MSG 또는 글루탐산염을 포함한 식품으로는 피시소스, 굴소스, 토마토소스, 미소된장, 파르메산치즈, 짭짤한 과자, 감자칩, 인스턴트식품, 버섯, 시금치 등이 있습니다. 글루탐산은 글루탐산염의 전 단계품질인 전구체로 글루탐산염과 비슷한 문제를 일으키며 해조류, 치즈, 간장, 토마토, 육류와 해산물 같은 고단백 식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식품을 고를 때는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또한 글루탐산염이 많이 함유된 식품은 아미노산 티라민이라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물질이 모노아민 산화 효소 억제제라 불리는 항우울제의 반응을 저하해기도 합니다.

 

물론 위의 음식이 PTSD를 악화시킨다고 식단에서 모두 다 배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PTSD를 앓고 있다면 일부 음식을 식단에서 제외하고 증상이 호전되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먹어도 괜찮은 것과 피하는 게 좋은 음식이 뭔지 파악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트라우마로 고생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글루탐산염을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음식이더라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적당한 게 가장 좋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