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을 유지시키는 음식 – 칼로리 제한, 콩류

칼로리 제한

 

칼로리 제한은 어떤 특정 음식은 아닙니다. 몸에 좋고 건강에 좋다고 인정받은 음식이라 해도 많이 먹으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습니다. 그건 뇌에도 해당이 되는 것이어서,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 것 자체가 기억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2009년의 한 연구에서 건강한 노년기 환자들의 식사 열량을 3개월간 35% 줄이자 환자들의 기억력이 좋아졌음을 입증했습니다. 칼로리 제한이 어떻게 기억력을 증진시키는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 연구에서는 기억력 향상이 인슐린 감소 및 염증 표지자인 C-반응 단백질의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도 낮은 인슐린 수치와 높은 염증 수치가 인지력 향상과 관련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칼로리 제한 효과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칼로리를 적게 섭취했을 때 뇌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아밀로이드가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으며 또 다른 연구에서는 칼로리 제한에 뇌세포 하나하나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칼로리 제한이 노인들에게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19년 건강한 중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2년간 칼로리 섭취를 20% 줄인 그룹과 원하는 대로 먹은 그룹을 대상으로 각각의 작업 기억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칼로리를 제한한 그룹은 비교 그룹에 비해 12개월에서 최대 24개월 후까지 작업 기억이 유의미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특기할 만한 점으로 기억력 향상과 가장 강력한 연관성을 보인 식단은 다른 영양소에 비해 단백질 섭취를 낮춘 식단이었습니다. 즉 단백질을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은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고 도리어 기억력을 감퇴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다이어트를 계획 중이라면 보다 건강하게 칼로리를 제한해야 합니다. 몇몇 연구에 의하면 잘못된 다이어트는 기억력을 훼손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칼로리 섭취량을 25% 줄이면서 균형잡힌 식사를 한다면 기억력은 향상될 수도 있습니다.

 

콩

 

흔히 콩으로 만든 제품은 기억력과 인지 능력 향상에 좋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우선 콩 제품은 무엇을 의미하는지부터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콩으로 만든 식품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며 각각의 콩이 뇌에 미치는 영향도 모두 제각각입니다. 모든 콩 제품은 대두로 만든 것이지만 간장, 된장, 두부, 미소, 분리 단백 등은 맛도 영양 구성도 모두 다릅니다.

 

이소플라본은 피토에스트로겐의 일종이고 피토에스트로겐은 인간의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식물 유래 성분입니다. 이소플라본이 가장 풍부하게 들어있는 식품은 대두와 기타 콩 제품입니다. 일반 콩류와 병아리콩, 말린 완두콩, 땅콩, 호두 및 해바라기씨에도 들어있습니다. 2015년에 수행된 한 메타분석연구는 위약을 사용한 임상 사례 10개를 임의로 선택해서 이 연구에 포함된 실험 참가자 총 1024명의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콩에 포함된 이소플라본이 완경 이후 여성의 인지 기능 및 시각 기억 능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을 밝혀냈습니다.

 

그러나 이소플라본에 대한 모든 연구가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처럼 콩에 대한 상반된 연구 결과에 대한 한 가지 가설은 사람마다 콩의 대사 방식이 모두 다르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시아인의 50%, 비아시아인의 25%만이 장에서 이소플라본을 대사할 수 있는 장내 세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 대부분의 사람이 이소플라본을 섭취해도 아무 효과를 얻지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껍질째 먹는 풋콩(일식집에서 에다마메라고 부르는 콩입니다)이나 신선한 대두에는 티아민이 함유되어 있어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인지 능력에 도움이 됩니다. 대두에는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미량 영양소도 들어있는데 뇌에 다량 존재하는 지질인 포스파티딜세린이 이에 해당합니다. 콩에 함유된 포스파티딜세린을 섭취하면 위약 대비 인지 기능이 향상된다고 합니다.

 

다양한 콩 제품의 효능은 그룹별 개인별로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콩류의 적당한 섭취를 권할 만한 근거는 많습니다. 신선한 풋콩은 뇌 기능을 향상시키는 티아민을 풍부하게 공급해줍니다. 물론 모든 음식이 그렇듯이 과다 섭취는 득보다 실이 많고 섭취 전에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콩류 중에서도 칼륨 함량이 높은 콩류는 신장이 안 좋거나 투석을 받는 사람은 피해야 합니다. 또 콩류에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호르몬의 문제가 있는 경우 전문가와 상의를 하는 게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