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물은 얼마나 마셔야 할까

인체의 70%는 물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입니다. 비록 저 수치는 백인 성인 남성을 기준으로 한 것이고, 인종, 성별, 나이, 주거지역 등에 따라 인체에서 수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달라지므로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말은 아니지만 그만큼 수분이 인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중요하다는 걸 나타내는 표현이라 하겠습니다.

 

인체에서 물의 역할

 

우리 몸에서 물은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을 세포에 공급하고 노폐물과 독소를 소변이나 땀으로 배출합니다. 탈수상태가 아니라 하더라도 수분부족 상태가 되면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어가면 체내에 수분이 부족해서 신진대사 기능이 떨어지기 쉬운데, 이런 경우 혈관질환이나 신장결석 등이 발병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수분부족 상태가 되면 입이 마르고 입 냄새가 심해집니다. 피가 끈적해져서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고 뇌에도 혈액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서 현기증이 생기거나 빈혈 증상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두통에 시달리고 집중력과 기억력도 떨어집니다. 또 소변 색이 진하고 탁해집니다.

수분 보충을 위해 물 외의 다른 음료수, 예를 들어 탄산음료나 주스 등을 마시는 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당류가 많이 함유된 음료수를 자주 마시면 혈액의 삼투 농도를 높여서 갈증이 더 심해지고 열량을 과다하게 섭취해서 비만이 될 수 있습니다. 수분보충을 위해서는 일반적인 생수, 보리차, 현미차 등을 마시는 게 좋습니다. 녹차나 옥수수수염차, 결명자차는 이뇨작용을 하기 때문에 갈증 해소를 위해 수분을 공급하고자 할 때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나트륨이 포함된 이온 음료는 갈증 해소와 체액 유지 및 보충에 도움이 됩니다.

 

일일 물 섭취량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셔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과 주장들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2020년 미국 메이요 클리닉에서 발표한 바에 의하면 온대지방에 사는 건강한 성인에게 필요한 총수분량은 남성 3.7L, 여성 2.7L라고 합니다. 이렇게 물을 많이 마셔야 하나 생각할지 모르지만 총수분량이라 하면 물과 음료를 통한 섭취량에 음식을 통한 섭취량을 합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음식을 통한 수분 섭취는 총수분량의 20~30% 정도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수치도 어디까지나 참고용이며 개인별 상황에 따라 필요로 하는 총수분량은 달라지게 됩니다. 운동을 많이 했거나 더운 지역에 사는 사람,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의 경우, 더 많은 수분이 필요합니다. 또 고혈압, 당뇨병, 호흡기 질환 환자들은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습니다. 수분이 부족해서 피가 끈적이는 사람도 수분 보충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신장계통에 문제가 있거나 간경화 등의 질병이 있는 환자들은 물을 적게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 갈증을 느낄 때마다 물을 마시면 탈수가 될 가능성은 적습니다. 그리고 밤에 자는 사이에 땀과 호흡을 통해 수분이 빠져나갔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면 공복에 물 한 잔을 마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고 해서 지나치게 물을 많이 마시게 되면 물중독에 걸릴 수 있습니다.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게 되면 몸 속 혈액이 희석되고 나트륨의 농도가 떨어져서 저나트륨혈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1시간에 물을 1L 이상 마시는 것은 삼가는 게 좋습니다. 한편 저나트륨혈증이 생기면 부종이 생기고 생명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물 역시 적게 마셔도 지나치게 많이 마셔도 좋지 않습니다. 신장계통이나 간경화 등의 질환이 있는 사람을 제외하면 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은 게 아니라 충분히 마셔야 하는 것입니다. 수분은 물이나 음료만이 아니라 우리가 먹는 식사, 간식 등을 통해서도 섭취하고 있으며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수분량 역시 매일매일 몸의 상태, 환경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인체가 필요로 하는 수분량은 개인별로도 다르고 같은 사람이어도 그날그날 달라지므로 정해진 양의 물을 억지로 기계적으로 마시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우리 몸의 항상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환경에 잘 대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