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과 호르몬

항상성과정

사람이 잠들고 일어나는 리듬은 일주기리듬과 항상성 수면압력이라고 알려진 두 가지 생물학적 과정이 맞물려 작용합니다. 이를 수면의 투 프로세스 모델이라고 합니다. 수면압력이란 잠을 자고 싶은 욕구를 말합니다.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수면압력도 계속 커지면서 졸음을 유발하는 아데노신이라는 화합물이 뇌에 축적됩니다. 하루 24시간에 걸쳐 수면압력이 변화하는 것을 항상성 과정 또는 프로세스 S라고 합니다.

 

그러나 수면 압력이 높다고 반드시 쉽게 잠드는 건 아닙니다. 일주기리듬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항상성 과정과 일주기리듬이 조화롭게 작용해야 수면/기상 주기가 원활하게 작동합니다. 잠을 자는 동안 아데노신은 서서히 분해되고, 일주기리듬은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하다가 아침이 되어 가면 각성 호르몬 분비를 돕습니다. 그런데 만약 카페인 섭취 등 여러 이유로 아데노신 작용이 방해를 받게 되면 항상성리듬과 일주기리듬이 조화롭게 작용하지 못하게 되어 잠드는 데 어려움을 겪거나 너무 일찍 일어나게 되는 등 수면 문제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수면/기상 주기

 

수면/기상 주기는 두 개의 신경 세포군을 활용해서 하나의 신경 세포군이 우리 몸을 깨우는 역할을 하고 다른 하나의 신경 세포군은 수면을 유도하는 역할을 합니다. 한 번에 하나의 신경 세포군만 활성화되는데 이는 신경전달물질인 오렉신(히포크레틴)이 담당합니다. 기면증 환자가 수면상태와 각성상태를 명확하게 구분 짓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이 오렉신(히포크레틴) 부족 때문입니다.

 

수면과 관계된 호르몬

 

그 외에도 여러 호르몬과 수면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즉, 호르몬만 수면을 조절하는 게 아니고 수면의 양과 질에 따라 호르몬의 분비 등도 영향을 받습니다.

수면/기상 주기를 돕는 호르몬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멜라토닌은 머리 가운데 있는 내분비기관인 솔방울샘에서 만들어집니다. 수면 압력을 상승시키고 체온을 떨어트려서 쉽게 잠들 수 있게 하고 잠든 상태를 유지하게 합니다.

부신에서 만들어지는 코르티솔은 부신피질호르몬 또는 스트레스호르몬이라고도 불립니다. 평소에는 투쟁-도피 반응을 보일 때 활성화되며, 아침에 각성할 때 가장 많이 분비됩니다.

프로게스테론은 성호르몬으로 난소와 부신에서 만들어집니다. 체온과 렘수면에 영향을 미치며, 긴장완화와 수면을 유도하는 가바 수치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행복호르몬이라고 하는 세로토닌은 대부분은 장내에서 합성되지만 일부는 멜라토닌과 마찬가지로 솔방울샘에서 만들어집니다. 기분을 조절하고 각성 상태를 유지합니다. 멜라토닌은 세로토닌의 변형 호르몬입니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은 잠을 자는 사이에 원활한 근육 회복과 조직 재생 그리고 물질대사를 위해 필요합니다.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알도스테론은 혈중 나트륨 농도와 칼륨 농도를 조절합니다. 자는 사이에 과다분비된 알도스테론은 수면 중 배변 욕구를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사랑호르몬이라고 하는 옥시토신은 시상하부와 뇌하수체에서 분비됩니다. 성적 행동과도 관계가 있지만 신경계 활동을 둔화시켜서 수면을 돕습니다.

 

그 외에 수면과 관련된 호르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신에서 분비되는 아드레날린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과정에서 분비됩니다. 따라서 아드레날린 수치가 높으면 쉽게 잠들지 못합니다.

프로락틴은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며 면역 반응과 관계가 있습니다. 주로 깊은 수면 단계에서 나오므로, 잠을 잘 자야 면역력이 좋아집니다.

테스토스테론은 대표적인 남성호르몬으로 고환, 난소, 부신에서 생성됩니다. 성욕 및 생식력과 관계가 깊고 잠을 자는 동안 가장 많이 분비됩니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은 혈당 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인슐린은 깊은 수면 단계에서도 분비되므로, 숙면을 취해야 혈당 수치를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 호르몬은 지방 조직에서 만들어지고 식욕을 촉진시키는 그렐린 호르몬은 위장에서 만들어집니다. 잠을 충분히 자야 두 호르몬의 균형이 흐트러지지 않아서 식욕과 포만감 조절이 용이해서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