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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과 인체

과민성대장증후군과 소화

by 소심쫄보 2023.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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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대장증후군에 있어서 증상을 촉발하고 악화시키는 요인 중에 음식물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기름진 음식이나 매운 음식을 먹으면 복통이 생기거나 설사로 화장실을 가게 됩니다. 그 외에도 설사형인 경우 식이섬유가 너무 많은 음식, 변비형인 경우 식이섬유가 너무 적은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먹은 음식이 소화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어디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겠습니다.

 

입에서의 소화

 

소화의 시작은 입입니다. 입에는 음식을 분해하기 위한 효소가 나오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탄수화물 성분을 분해하는 아밀라아제입니다. 쌀밥을 오래 씹다보면 단맛이 느껴지는 것은 아밀라아제가 쌀을 당분으로 분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작운동입니다. 되도록 작은 크기로 위장으로 넘겨주어야 다음 과정에서 소화가 보다 쉬워집니다. 만약 덩어리가 큰 음식이 위에 들어가게 되면 위가 많이 움직여서 부숴야하므로 자연스럽게 소화시간이 길어져서 속이 더부룩한 느낌을 받거나 소화불량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각 장기별로 음식물이 머무르는 적정 시간이 있는데 음식물이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지체되면 부패되면서 독소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가급적 음식은 30번 이상 꼭꼭 씹어서 삼키도록 합니다. 그러면 저작운동을 통해 뇌를 자극해서 인지능력도 개선된다고 하니 일거양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의 소화

 

씹어서 삼킨 음식물은 식도를 거쳐 위에 들어갑니다. 위의 기능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물리적으로 움직이면서 음식물을 더 잘게 쪼갭니다. 열심히 움직이다보니 에너지 소모량도 많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 상황이 되면 소화를 멈추고 다른 곳에 에너지를 배분하기도 합니다.

 

둘째는 펩신이라는 효소가 나와서 단백질을 분해합니다. 흡수할 수 있을 정도로 분해하지는 못하지만 소장에서 분해할 수 있는 작은 분자 수준으로 만들어줍니다. 대부분의 영양소는 소장에서 소화되지만 단백질 소화는 위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위벽도 단백질이기 때문에 펩신은 위벽도 분해하려 합니다. 그래서 위벽에는 소화효소나 위산이 접촉할 수 없도록 뮤신이라는 코팅제가 발라져 있습니다. 그러나 위염이나 위궤양이 생기면 병변 부근에 뮤신이 잘 나오지 않아서 위산과 펩신에 의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게 되므로 잘 낫지 않습니다.

 

셋째로 살균 기능을 합니다. 우리가 무균 상태로 생활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위생적으로 조리한다 해도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이 모르는 사이에 인체에 들어갑니다. 이런 유해한 침입자를 강력한 염산인 위산으로 살균 처리합니다. 위산이 적당하게 분비되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많이 분비가 되면 역류성 식도염, 위염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적게 분비되면 제대로 살균하지 못해서 살아있는 유해한 침입자들이 소장, 대장까지 침범해서 각종 염증이나 식중독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펩신은 강한 산성 물질 내에서 활동하는데 위산이 부족하면 펩신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해서 소화불량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소장에서의 소화

 

위에서 살균, 분해된 음식물은 소장으로 조금씩 이동합니다. 대부분의 소화, 흡수는 소장에서 이루어집니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가 나와서 위에서 넘어온 음식물을 더 작은 분자로 분해하고, 필요한 영양소를 흡수합니다. 한편 소장 입구 부분을 십이지장이라 하며 담즙과 이자액이 분비됩니다.

 

담즙은 간에서 만들어져 담장에 저장됩니다. 담즙은 콜레스테롤과 같은 지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소장에서 지방 흡수를 돕습니다. 그 후 대부분의 담즙은 소장과 대장이 만나는 부분 근처에서 다시 흡수돼서 간으로 이동합니다. 담즙은 지방을 흡수하기 위해 분비되기 때문에 지방질을 많이 먹으면 그만큼 많이 분비됩니다. 그런데 소장에 문제가 생기거나 담즙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된 경우, 소장과 대장이 만나는 지점에서 흡수되지 못한 많은 담즙이 대장으로 들어갑니다. 간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한 담즙은 다시 만들면 되지만 대장으로 들어간 많은 담즙은 설사를 유발하게 됩니다. 소장의 끝부분을 절제한 환자의 경우에도 담즙이 다시 흡수되지 못하고 대장으로 다량 넘어가서 이런 증상을 보이고는 합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의 경우에도 대장에서 감당할 수 있는 담즙의 양이 적어지면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 설사를 하게 됩니다.

 

이자액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가 모두 들어있습니다. 이자액에 의해 소화된 음식물 중 필요한 영양소는 소장에서 흡수됩니다. 섬유질처럼 소화, 흡수시키지 못하거나 흡수할 필요가 없는 물질은 대장으로 이동합니다.

 

대장에서의 소화

 

위와 소장을 거쳐서 대장까지 오면 음식물의 형태나 영양소는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대장은 소장에서 넘어온 물질에서 수분을 빨아내서 대변의 형태로 만듭니다. 또 대장에 사는 무수히 많은 미생물들이 사람이 소화, 흡수하지 못한 영양소를 이용해서 에너지를 만들거나 사람에게 유익한 성분을 합성해내기도 합니다. 물론 일부 유해균은 사람에게 해로운 독소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런 미생물들이 활동을 하면 가스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특히 변비가 있는 경우 대장에 대변이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복부 팽만감을 느끼거나 헛배가 부르기도 합니다. 또 수분이 제거된 대변이 원활하게 지나기도록 점액을 분비하는데 이 점액 분비가 급격히 많아지면 역시 설사를 유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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