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영양소
영양소는 크게 거대영양소와 미세영양소로 나눌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거대영양소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로 열량을 가지고 있으면서 대사과정을 거쳐 에너지를 만들어 냅니다. 미세영양소는 미네랄과 비타민 등으로 거대영양소의 대사 과정에서 화학 반응이 잘 일어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미세영양소가 결핍이 되면 세포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문제가 생깁니다.
현대의 영양실조
과거, 잘 못 먹던 시절에는 칼로리 부족으로 인한 영양실조가 많았습니다. 지금은 칼로리가 부족한 사람은 거의 없고 도리어 과도한 칼로리 섭취가 문제가 됩니다. 그러나 칼로리는 높지만 미세영양소가 부족한 음식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아서 칼로리와 미세영양소의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입니다. 섭취한 열량은 빨리 대사과정을 거쳐서 에너지로 바꿔야 하는데, 미세영양소가 부족하면 에너지로 변환이 빨리 되지 않고 남은 열량은 몸에 축적이 됩니다. 즉, 비만인데 미세영양소는 부족한 영양실조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흔히 비만인 경우 영양실조일 가능성은 거의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대사증후군
이렇게 칼로리 소모가 되지 않고 몸에 계속 쌓이게 되면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 등의 대사증후군에 걸리기 쉽습니다. 예전에는 성인들이 걸리는 병이라고 해서 성인병이라고 불렀었지만 지금은 성인이 아닌 아동이나 청소년도 잘못된 식습관, 운동 부족, 호르몬의 영향 등으로 걸릴 수 있고, 인슐린 대사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대사증후군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대사증후군으로 인해 혈관에 찌꺼기가 쌓이고 막히게 되면 동맥경화증이 생기게 됩니다. 대사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해 살을 빼는 과정에서도 운동과 열량 조절과 함께 미세영양소를 보충해 주면 훨씬 효과적으로 살을 뺄 수 있습니다.
동맥경화증
동맥경화증은 심근경색, 협심증, 뇌졸중 등으로 인한 급사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무서운 혈관질환입니다. 혈관이 막히게 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혈관 내의 LDL이 활성산소를 만나 변형된 LDL이 되면, 변형된 LDL을 처리하기 위한 면역반응으로 백혈구가 나타납니다. 변형된 LDL이 많으면 많을수록 백혈구도 늘어나며 염증반응을 일으켜서 혈관 내피에 손상을 입힙니다. 손상된 혈관내피 때문에 다시 염증반응이 일어나고, 만성적인 염증반응으로 인해 혈관 벽에 단단한 플라크가 생기면서 혈관이 좁아지고 딱딱해집니다. 이처럼 활성산소가 LDL을 만나서 만든 변형된 LDL이 만성염증과 플라크를 만들어내므로 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콜레스테롤 섭취도 주의해야 하지만 활성산소를 줄이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활성산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항산화 기능이 있는 영양소를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비타민D
혈관질환을 예방하는 영양소 중 비타민D가 있습니다. 인체는 비타민을 합성하지 못하지만 예외적으로 비타민D는 피부에 햇빛의 자외선이 닿으면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피부에서 만들어진 비타민D는 간을 거쳐 신장에서 활성화됩니다.
각종 연구를 통해 비타민D의 여러 기능과 작용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우선 혈중 비타민D 농도가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 그 이상인 사람보다 심장마비의 위험이 2배 높다는 게 밝혀졌습니다. 고혈압 환자들에게 일광욕을 시켜서 비타민D 농도를 올렸더니 혈압이 낮아졌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칼슘의 흡수를 도와서 골다공증을 예방합니다. 다발성경화증 같은 난치성 신경질환이 고용량의 비타민D를 섭취하니 호전되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비타민D가 부족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져 당뇨가 유발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당뇨 전단계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고용량으로 비타민D를 투여했을 때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었습니다. 인체에서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이 분비되더라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혈당이 낮아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당뇨에 걸리기 쉽습니다.
비타민D는 정상체중인 경우 암 발생률을 최대 38%까지 낮춘다는 미국 하버드대학교 팀의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이런 결과를 하버드대 연구진은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우선 비타민D가 병든 세포들의 자살을 촉진하고 암세포의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며 암세포가 전이되기 위해 만드는 신생 혈관의 생성을 억제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오래 섭취할수록 암 예방 효과는 커졌습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경우 비타민D가 많이 부족했던 사람들은 위험률이 2배 이상 증가하기도 했으며, 모든 치매의 위험률을 따져보니 비타민D가 많이 부족한 사람들은 위험률이 225% 증가했다고 합니다. 특히 동아시아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알츠하이머병에 취약해서 발병률도 높고 병의 진행도 빠르다고 하니 비타민D를 보충해주는 게 좋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대부분 비타민D가 부족하고 햇빛을 쬐거나 음식으로 섭취하는 데도 한계가 있어서 영양제 등의 방법으로 보충하는 게 좋습니다. 영양제를 먹는 사람도 있고 주사로 맞는 사람도 있습니다. 영양제로 섭취할 경우 흡수가 잘 안 되니까 주사로 맞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단, 영양제를 여러 종류 먹을 경우 각각의 영양제 성분을 잘 살펴서 총합을 확인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3개월에 한 번 주사로 맞으면 혈중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영양제로 섭취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낫다고 확실하게 답이 나오지 않았지만 비타민D를 전혀 보충하지 않는 것보다는 어떤 방법으로라도 보충하는 게 더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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